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사람이 있었다.
많은 것을 보았고 느꼈다. 나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사람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자 배울점이 있었다. 그것들을 솔직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내가 적은 것들은 온전히 나 혼자만의 생각이며, 나는 이것들을 누군가에게 말한 적이없다.
세진이에게선 사려깊게 말하는 법을 배웠다.
세진이는 중요한 말을 할 때 그냥 말하지 않았다.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체계적으로 구성한 후 진심으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했다. 대화에서 의미없는 말풍선만 채우지 않았다. 이런 종류의 사람은 나에겐 처음보는 것이어서 반드시 주변에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장석이는 말을 잘 받아주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의미없는 말들을 재미있게 살릴 줄 알았다.
그래서 장석이와 대화할땐 재밌었다. 잘 받아주는 사람은 결코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승진이에게는 배려를 배웠다. 승진이의 배려는 어떠한 이득을 바래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할 뿐이었다. 사람 자체가 그러지 않고서는 못배기는 사람이었다. 승진이가 내 총을 미리 빼주었을때, 먼저 해주는 배려가 상당히 기분좋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나도 그러려고 노력한다.
태민이의 대화를 하며 내가 보기전까지는 사람을 평가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태민이는 남 얘기를 많이하는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태민이가 욕하는 사람이 진실로 그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사람을 깊이 알다보니, 태민이의 말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소문과 진실은 다를 수 있음을 깨달았다.
원준이를 보며 누군가를 믿어주는게 그사람에게 크게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았다. 원준이가 처음 말을 걸었을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생각지도 못하게 '너는 그렇게 나쁜 것 같지는 않다' 라고 원준이가 말해주었을때, 너무 고마웠다. 무언가 울림이 오는게,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나도 누군가를 믿어주자고 생각했다.
성현이에게서는 배우려는 끈기와 태도를 배웠다. 성현이는 항상 배우는 사람이었다. 항상 연등신청을 했었다. 사실 군대에서 그러기가 쉽지않다. 더군다나 성현이는 공부와는 전혀 관련없는 레슬링 선수 출신이었다. 나이가 아래인 동기들에게도 항상 모르는게 있으면 질문했다. 성현이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었다. 성현이가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때, 나는 일주일을 못갈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밤마다 썼다. 군생활이 끝날때가지 쓰는 모습을 보고 나약한 나를 반성했다.
민준, 원영, 원이는 정말 내 완벽한 후임이자 충신,친구였다. 민준이는 나랑 폭넓게 대화가 가능한 거의 몇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내 맞후임이라는것에 정말 감사한다. 군대를 나오며 명확한 가치관이 정립된 것은 민준이와 대화를 많이 한 덕이 크다. 원영이는 정말 사회생활을 잘했다. 굽힐 줄 알았으며 필요할때는 선임이어도 할말을 했다. 후임이지만 사회생활 면에서는 나보다 성숙했다. 사회에 나가서는 원영이처럼 해야한다고 다짐했다. 원이는 내 충신이었다. 원이랑 있으면 재밌었다. 나를 항상 빨아주었다. 뻔히 보이는 아부라도 정말로 기분좋을 수 있음을 알았다. 원이는 호불호가 없는 사람이었다. 원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과거에도, 나중에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간부에게도 배운것이 많은데 다음에 쓰려고한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를 하는 이유 (0) | 2022.02.07 |
---|---|
사회탐구는 윤리와 사상으로 (0) | 2022.01.17 |
군생활 후기 (0) | 2022.01.03 |
솔직함에 관하여 (0) | 2021.12.23 |
학점이 중요할까 (0) | 2021.12.23 |